
이 글은 “상장 대체투자 운용사”에 관심이 있지만, 사모펀드의 수익 구조가 막연하게 느껴지는 분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특히 KKR을 예로 들어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를 분리해 보면, 왜 어떤 분기에는 실적이 단단해 보이고 또 어떤 분기에는 출렁이는지 이유가 선명해집니다. 목표는 숫자 맞히기가 아니라 구조 이해입니다. 관리보수로 바닥을 읽고, 성과보수로 상방을 가늠하며, 마지막으로 투자포인트를 체크리스트로 정리해 흔들림을 줄이도록 돕겠습니다.
관리보수: 꾸준히 흐르는 ‘기본 수입’의 정체
관리보수는 운용사가 시장이 좋든 나쁘든 비교적 안정적으로 쌓는 현금흐름입니다. 다만 “AUM이 크면 무조건 좋다”는 단순 공식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짜로 봐야 할 것은 수수료가 붙는 자산의 성격입니다. 예를 들어 약정액을 기준으로 받는 기간이 긴지, 투자 기간이 끝나면 요율이 얼마나 내려가는지, 거래 수수료가 관리보수에서 차감(오프셋)되는지 같은 조건이 관리보수의 체력을 바꿉니다. 같은 규모의 펀드라도 계약서 한 줄 때문에 매출의 질이 달라지는 셈이지요. 그리고 관리보수는 비용과 늘 함께 다닙니다. 플랫폼이 커질수록 인력, 데이터, 법무·준법, 리스크 관리 비용이 늘어나는데, 이때 비용이 먼저 달리면 관리보수가 늘어도 남는 것이 적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관리보수가 증가하는 속도”와 “운영비가 증가하는 속도”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운용사들이 수수료 기반 이익을 따로 강조하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한 운용사 IR 담당자와 길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분이 슬쩍 보여준 건 화려한 딜 리스트가 아니라, 펀드별로 관리보수가 ‘언제부터, 무엇을 기준으로, 얼마나’ 떨어지는지 정리한 표였습니다. 겉으로는 AUM이 계속 커 보이는데, 회수기에 접어든 펀드가 늘면 기준이 약정액에서 NAV로 바뀌면서 요율이 내려가더군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관리보수는 물탱크에 붓는 물의 양이 아니라, 바닥에 난 구멍의 크기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걸요. KKR처럼 멀티전략을 가진 곳은 탱크를 여러 개로 나눠 리듬을 안정시키려 하지만, 그만큼 구조를 더 꼼꼼히 읽어야 합니다.
성과보수: ‘큰 한 방’이지만 손에 쥐기까지 먼 길
성과보수는 흔히 캐리라고 부르는 몫으로, 운용사가 성과를 냈을 때 가져가는 보상입니다. 듣기만 해도 매력적이지만, 실제로는 변동성과 시간 지연이 큽니다. 우선 허들(기준수익률)과 워터폴(분배 순서)이 어떻게 설계돼 있는지에 따라, 같은 수익률이라도 운용사가 가져가는 시점과 규모가 달라집니다. 여기에 캐치업 조항이 붙으면 초기 분배가 특정 구간에서 빠르게 운용사 쪽으로 기울 수 있고, 반대로 클로백이 강하면 “나중에 다시 돌려줘야 할 가능성”을 안고 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구분은 미실현과 실현입니다. 장부상 가치가 올라간 것과 실제로 매도해서 현금이 들어온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시장이 뜨거울 때는 평가이익이 쉽게 쌓이고 성과보수도 커 보이지만, 거래 창구가 좁아지면 그 숫자는 생각보다 빠르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성과보수를 볼 때는 “파이프라인이 있다”는 말보다 “어떤 가격에, 어떤 방식으로, 언제쯤 거래가 닫힐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저도 이 차이를 뼈저리게 배운 경험이 있습니다. 몇 년 전, 지인이 소개해 준 사모펀드에 소액으로 간접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요. 분기 레터에는 평가이익이 크게 잡혀 있어 ‘이 정도면 캐리도 곧 나오겠네’ 하고 마음이 들뜨더군요. 그런데 금리 환경이 바뀌고 M&A가 얼어붙으면서, 계획했던 매각이 미뤄졌습니다. 다음 레터에서는 동일 자산의 멀티플이 조정되며 평가이익이 크게 줄었고, 그에 따라 “예상되던 성과보수”도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성과보수는 풍선처럼 부풀기도 하지만, 바늘 하나에 쭈그러질 수도 있다는 것을요. KKR처럼 규모가 큰 운용사는 전략 다변화로 풍선이 한 번에 터지지 않게 만들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확정된 현금에 가까운가”를 계속 점검해야 합니다.
투자포인트: KKR을 볼 때 유용한 ‘두 칸 메모장’
KKR 같은 상장 운용사를 바라볼 때 저는 머릿속에 두 칸짜리 메모장을 만들어 둡니다. 왼쪽 칸은 관리보수 기반의 안정성, 오른쪽 칸은 성과보수 기반의 성장성입니다. 왼쪽에서는 수수료 부과 AUM의 추세, 영구자본 성격 자금의 비중, 펀드 만기 구조, 비용 증가율을 봅니다. 특히 “성장하는데도 마진이 유지되는지”는 꽤 정직한 신호를 줍니다. 플랫폼이 커질수록 조직은 무거워지기 마련이라, 여기서 균형을 잡는 운용사가 강합니다. 오른쪽에서는 성과보수의 ‘현금화 가능성’을 따져봅니다. 미실현 성과보수의 비중이 높다면 시장이 좋을 때는 멋져 보이지만, 거래가 막히면 실적이 출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 가능한 창구가 열려 있는지(IPO, M&A, 재융자), 신용 시장이 어느 정도 숨을 쉬는지, 포트폴리오가 특정 섹터·지역에 과도하게 몰려 있지는 않은지까지 같이 봅니다. 여기에 운용사 자체 대차대조표에서 발생하는 투자손익과 레버리지 구조도 보탭니다. 상장 운용사는 수수료 사업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이기도 하니까요. 제 개인적인 방법 하나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예전에 KKR을 포함해 몇몇 대체투자 운용사를 비교하려고, 엑셀에 항목을 딱 10개만 적어 점수를 매겼습니다. “수수료 부과 AUM 성장률”, “영구자본 비중”, “비용 증가율”, “최근 2~3년 실현 수익 흐름”, “미실현 성과보수 민감도” 같은 것들이었지요. 그 표를 만들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뉴스 한 줄에 마음이 덜 흔들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분기에는 성과보수가 줄어도 관리보수가 바닥을 받쳐 주는지, 반대로 관리보수는 단단한데 성과보수의 가속 신호가 보이는지, 두 칸을 번갈아 보며 판단이 정리되더군요. KKR 투자포인트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안정성의 근거와 성장성의 근거를 분리해 적어두면, 장기적으로 훨씬 덜 피곤해집니다.
KKR의 수익 구조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를 의도적으로 갈라서 보는 것입니다. 관리보수는 체온계처럼 평소의 안정성을 보여 주고, 성과보수는 날씨처럼 변덕스럽지만 큰 기회를 담습니다. 두 축을 동시에 점검하면 “왜 지금 실적이 이렇게 보이는지” 설명이 붙고, 투자 판단도 차분해집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최신 공시와 개인의 리스크 성향을 함께 고려해 내리셔야 합니다. 이해가 곧 방어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