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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P 사업구조 해설 (캡슐, 탄산, 분산)

by 매너남자 2026. 1. 7.

큐리그 닥터페퍼의 메인 사업 캡슐커피와 탄산음료 이미지

2026년 1월 7일 기준으로 큐리그 닥터페퍼(Keurig Dr Pepper, KDP)를 바라보면, 한 회사 안에 ‘집에서 마시는 캡슐 커피’와 ‘밖에서 즐기는 탄산음료’가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한 장의 지도에 집 앞 골목길과 고속도로가 같이 그려져 있는 느낌입니다. 이 글은 음료를 좋아하지만 투자에는 조심스러운 분들을 위해, 캡슐과 탄산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고(또 어디에서 흔들릴 수 있는지), 그 결과를 생활 속 소비 흐름과 연결해 “분산”이라는 단어를 실천으로 바꾸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캡슐: 한 번의 ‘기기 선택’이 만드는 긴 호흡의 매출

캡슐 커피 사업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장면은 의외로 커피 향이 아니라 ‘결정의 순간’입니다. 소비자가 캡슐 머신을 집에 들이는 그날,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긴 거래가 시작됩니다. 기기는 일종의 입장권이고, 캡슐은 매일 쓰는 통행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캡슐 사업은 유행을 타는 단품 판매보다는 습관에 기대는 구조가 됩니다. 아침 출근 전에 한 잔, 점심 이후 한 잔처럼 루틴이 붙으면 캡슐 구매는 ‘선택’이 아니라 ‘생활비’로 바뀌지요. 기업은 이 지점에서 승부를 봅니다. 맛의 다양성, 제한된 시간 안에 안정적으로 뽑히는 품질, 그리고 사용 편의성까지. 결국 사용자가 손을 놓지 않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만 캡슐은 장점이 또렷한 만큼 관리 포인트도 분명합니다. 원두·포장재·물류비 같은 비용이 움직일 때 가격을 올릴지, 구성(프리미엄/대중형)을 어떻게 섞을지, 프로모션을 얼마나 강하게 가져갈지에 따라 체감 수익성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환경에 대한 시선이 날카로울수록, “편리함”과 “폐기물” 사이의 긴장도 커집니다. 재활용 프로그램, 소재 개선,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한 이미지 관리가 아니라 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몇 해 전 캡슐 머신을 하나 들여놓고 ‘커피값이 줄겠지’ 하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첫 달 가계부를 보니 묘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카페 방문은 줄었는데 캡슐이 더 자주 장바구니에 들어갔습니다. 바쁜 날에는 “한 잔만” 하며 두 개를 쓰기도 했고, 손님이 오면 맛별로 꺼내다 보니 소모가 빨랐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캡슐 사업은 한 번 고객을 잡으면 끝나는 장사가 아니라, 사용 빈도를 부드럽게 늘리는 장사라는 것을요. 투자 관점에서도 그래서 캡슐 쪽을 볼 때는 “신규 기기 판매”만큼이나 “재구매가 이어지는지, 사용이 습관으로 굳는지”를 더 중요한 신호로 읽게 됩니다.

탄산: 브랜드는 전면에, 유통은 뒤에서 힘을 쓴다

탄산음료는 겉으로는 화려합니다. 광고도 많고, 신제품도 계속 나오며, 매대도 눈에 띄지요. 그런데 사업구조의 중심은 화려함보다 ‘반복’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갈증을 느끼는 순간, 혹은 식사와 함께 무언가 톡 쏘는 것을 찾는 순간이 꾸준히 돌아오고, 그때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선택지로 떠오르느냐가 관건입니다. 여기에는 맛의 취향뿐 아니라 유통망의 힘이 함께 작동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디에 얼마나 넓게 깔리느냐, 행사 타이밍을 얼마나 정교하게 잡느냐에 따라 매출의 결이 달라집니다. 쉽게 말해, 브랜드가 얼굴이라면 유통은 다리입니다. 다리가 튼튼하면 얼굴이 매대에서 오래 보입니다. 탄산 사업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가격과 판촉의 균형감입니다. 원재료(감미료, 포장재), 운송비가 오르면 기업은 가격을 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올리면 소비자는 다른 선택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개는 무설탕/저당, 소용량/대용량, 캔/페트처럼 형태를 다양화하고, 소비가 몰리는 채널에 맞춰 구성과 행사를 바꿉니다. 탄산은 성숙 시장이라는 말도 듣지만, 한편으로는 제품 구성이 계속 바뀌며 ‘지루할 틈’을 없애기도 합니다. 그만큼 운영 능력이 드러나는 분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연말에 지인들을 집에 초대해 작은 모임을 열었습니다. 과자를 잔뜩 사놓고도 음료는 대충 준비했는데, 막상 사람들이 모이니 탄산이 가장 먼저 바닥났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모두가 “같은 맛”만 찾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무설탕을, 누군가는 클래식을, 누군가는 작은 캔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날 저는 탄산이 단순히 ‘달고 자극적인 음료’가 아니라, 상황과 취향에 맞게 선택지가 갈라지는 카테고리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 다양한 선택지를 매대에 안정적으로 올려두는 능력이 곧 방어력입니다. 투자 관점에서도 탄산 쪽을 볼 때는 단순 판매량보다 “어떤 구성으로 팔렸는지(구성의 질)”와 “행사 비용이 과도해지지 않았는지”를 함께 살피게 됩니다.

분산: ‘음료 소비 지도’를 그려 포트폴리오를 나누는 방법

여기서 분산은 “여러 개를 사면 안전하다” 같은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분산은 생활을 해부해 보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내가 어떤 순간에 어떤 음료를 찾는지, 그 순간들이 하루에 몇 번이나 반복되는지, 그리고 그 반복이 계절·기분·건강 이슈에 따라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다음에야 캡슐과 탄산이 서로 다른 리듬을 가진다는 사실이 보입니다. 캡슐은 ‘집’과 ‘루틴’에 붙어 있고, 탄산은 ‘모임’과 ‘외출’과 ‘식사’에 더 자주 붙습니다. 한쪽이 약해질 때 다른 쪽이 버텨줄 가능성이 생기니, 같은 회사 안에서 두 축을 갖고 있다는 점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실전적으로는 ‘소비 기반 분산’이라는 프레임을 써보실 만합니다. 먼저 한 달 동안 음료 지출을 간단히 기록해 보세요. 커피, 탄산, 생수, 차, 기능성 음료가 각각 언제 샀는지 표시만 해도 패턴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패턴을 투자 바구니로 옮길 때는, 한 종목에 마음을 다 싣기보다 성격이 다른 바구니를 섞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1) 개별 기업을 담되 비중을 제한하고, (2) 생활소비재 전반에 분산된 상품(ETF 등)을 곁들이며, (3) 현금 비중을 일정 부분 남겨 변동성에 대비하는 식입니다. 중요한 건 “맞히기”가 아니라 “버티기”입니다. 음료는 매일 마시지만, 시장은 매일 친절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한 번 ‘커피가 좋다’는 이유로 커피 관련 자산에만 관심을 둔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달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커피를 줄이고, 대신 탄산수나 무가당 음료를 더 찾게 되었습니다. 생활이 변하면 소비도 변하고, 소비가 변하면 내가 기대한 이야기의 속도도 달라집니다. 그때부터 저는 음료를 “취향”이 아니라 “상황”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의 캡슐, 점심의 탄산, 운동 후의 무가당 음료처럼 장면을 나누니, 자연스럽게 분산의 이유가 설명되더군요. 투자에서도 비슷합니다. 한 가지 이야기만 믿기보다, 서로 다른 장면이 동시에 돌아가도록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면 마음이 훨씬 덜 흔들립니다.

 

KDP를 캡슐과 탄산이라는 두 축으로 나눠 보면, 같은 ‘음료’ 안에서도 매출이 만들어지는 방식이 꽤 다르다는 점이 선명해집니다. 캡슐은 기기 선택 이후에 이어지는 습관의 경제이고, 탄산은 브랜드와 유통이 맞물려 돌아가는 반복의 경제입니다. 그래서 분산을 생각할 때도 거창한 예측보다, 내 일상에서 음료가 소비되는 장면을 먼저 그려보시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는 언제 캡슐을 찾고, 언제 탄산을 찾는지”를 적어 보세요. 그 작은 기록이 생활 기반 분산의 출발점이 되고, 투자 판단에서도 불필요한 흔들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