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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S 포지션 (특화공정,수율,원가)

by 매너남자 2026. 1. 12.

GFS 기업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산업 이미지

2026년 1월 12일 기준으로 파운드리 시장을 바라보면, 뉴스의 헤드라인은 여전히 “최선단 공정 경쟁”에 쏠려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돈이 움직이는 방향은 조금 더 넓습니다. 자동차, 산업장비, 통신 인프라, 방산·우주처럼 ‘오래 쓰이고, 한번 채택되면 쉽게 못 바꾸는’ 칩들이 조용히 물량을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GlobalFoundries(GFS)는 TSMC처럼 최선단 속도전으로 달리기보다, 특화공정과 안정 생산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코스를 만들어 온 회사입니다. 이 글은 “GFS가 왜 다른 포지션인가”를 특화공정, 수율, 원가라는 세 가지 렌즈로 풀어 드리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최선단의 화려함보다, 꾸준히 현금흐름을 만드는 제조 전략이 궁금한 분께 특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화공정: ‘최선단’이 아닌 ‘필요한 곳’에 자리 잡는 방식

특화공정이라는 말은 자칫 두루뭉술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관점을 바꾸면 명확해집니다. 최선단이 “가장 얇은 바늘로 가장 미세한 자수를 놓는 기술”이라면, 특화공정은 “현장에서 튼튼하게 오래 버티는 작업복을 만드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자동차 ECU나 산업용 전력 모듈, 기지국·레이더에 들어가는 RF 부품은 성능의 ‘최고점’보다 “10년 뒤에도 같은 품질로 공급될 수 있나”가 더 중요합니다. 규격을 바꾸면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하고, 부품 하나의 불안정이 시스템 전체의 고장을 부르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GFS는 바로 그 지점을 노립니다. 공정을 무조건 작게 줄여 성능을 뽑아내기보다는, RF·아날로그·혼성신호처럼 까다로운 특성을 안정적으로 맞추고, 특정 산업이 요구하는 장기 공급과 품질 체계를 꾸준히 쌓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GFS를 볼 때는 “몇 나노냐”보다 “어떤 고객이 왜 떠나지 못하는가”를 먼저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단순히 칩 한 장이 아니라, 납기·검증·공급망까지 포함된 ‘안심 패키지’ 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통신장비 스타트업에서 RF 프런트엔드 칩 개발을 맡았습니다. 성능 수치만 보면 최선단 공정이 탐나지만, 양산 단계에서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편차가 늘어나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납기가 흔들리면 고객사 장비 출하 자체가 밀리게 됩니다. 그 순간 저는 ‘최선단’이라는 단어보다, 장기 공급과 검증 레퍼런스가 있는 특화 라인을 찾게 됐습니다. 바로 이런 의사결정의 결이 GFS가 서 있는 자리와 맞닿아 있습니다.

수율: 숫자 하나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의 문제

수율은 파운드리 산업에서 가장 차가운 숫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안도감과 불안—을 좌우합니다. 수율이 흔들리면 단가가 오르고, 납기가 뒤틀리고, 품질 이슈가 커집니다. 특히 자동차·산업용 칩처럼 현장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은 “이번 로트만 괜찮으면 된다”는 식의 접근이 통하지 않습니다. 매번 비슷한 품질이 나와야 하고, 변동 폭이 작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이 영역에서의 수율 경쟁력은 ‘최대 성능’이 아니라 ‘변동을 관리하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GFS가 강점을 갖기 쉬운 구간도 여기에 있습니다. 성숙·특화 공정은 오랜 기간 생산 데이터를 쌓기 유리합니다. 장비의 미세한 컨디션 변화, 재료 배치 차이, 공정 레시피의 작은 수정이 전기적 특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학습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학습의 결과물은 화려한 발표자료가 아니라, “이 스펙은 이 범위 안에서 나온다”는 제조의 확신으로 나타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 확신이 곧 비용 절감입니다. 예측이 되면 재고를 줄일 수 있고, 급한 항공 운송을 덜 쓸 수 있으며, 품질 클레임 대응 비용도 낮아집니다. 제가 자동차 부품사에서 신규 제어칩 양산을 준비할 때입니다. 초기 시제품은 성능이 잘 나오는데, 양산으로 넘어가니 온도 조건에서 미세한 편차가 보였습니다. 엔지니어로서 가장 겁나는 순간은 “원인을 끝까지 특정하지 못한 채 일정에 떠밀리는 상황”입니다. 이때 저는 단순히 견적이 싼 곳보다, 공정 변동에 대한 데이터가 풍부하고, 설계 단계부터 제조 관점의 피드백(DFM)을 촘촘히 주는 파운드리를 찾게 됐습니다. 수율은 결국 숫자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품질 관리의 문화’라는 걸 체감하게 됐습니다. 이런 고객 경험이 누적될수록, 특정 분야에서는 공급처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원가: CAPEX의 크기보다 ‘가동률과 믹스’가 만드는 체력

파운드리 투자를 이야기할 때 많은 분이 CAPEX(설비투자) 규모부터 떠올립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다만 최선단 레이스에서는 CAPEX가 곧 “다음 세대로 넘어갈 입장권”이라면, 특화·성숙 공정에서는 CAPEX가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나”라는 질문으로 바뀝니다. 즉, 원가의 핵심은 설비가 최신이냐보다 가동률이 얼마나 꾸준하냐, 그리고 어떤 제품 믹스를 돌리느냐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GFS의 포지션을 원가 측면에서 보면, ‘무리해서 최선단을 따라가며 큰 도박을 하기보다’ 특정 고객군의 장기 수요를 기반으로 투자 속도와 규모를 조절하는 그림이 자주 거론됩니다. 장기 공급이 중요한 산업은 계약 구조도 길어지는 경향이 있고, 고객이 용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생기면 가동률의 하방이 단단해집니다. 가동률이 받쳐주면 감가상각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만해지고, 원가 구조도 안정될 여지가 큽니다. 여기에 지역 생산의 의미도 커졌습니다. 지정학·공급망 리스크가 커질수록 “어디에서 만들 수 있는가”가 가격표 밖의 가치가 됩니다. 미국·유럽에서의 생산은 비용 요소가 존재하더라도, 고객에게는 리스크 분산이라는 실질적인 보험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반도체 생산 투자를 검토할 때입니다. 처음엔 “최선단이 결국 승자 아니야?”라는 생각이 앞서지만, 엑셀에 숫자를 넣다 보면 마음이 달라집니다. 최선단은 수요가 꺾일 때 가동률이 빠르게 흔들릴 수 있고, 다음 공정 전환이 지연되면 투자 회수 시나리오가 꼬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특정 산업 고객이 장기 계약으로 물량을 잡아 주는 구조라면, 큰 폭의 성장 대신 ‘덜 흔들리는 체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때 비로소 원가의 의미를 다르게 읽게 됩니다. “싸게 만든다”가 아니라 “흔들려도 버틴다”가 원가 경쟁력이 되는 구간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GFS는 TSMC와 같은 최선단 속도전의 주인공이라기보다, 특화공정으로 ‘필요한 고객’을 붙잡고, 수율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며, 가동률과 제품 믹스로 원가 체력을 키우는 쪽에 더 가까운 플레이어입니다. 그래서 투자 관점에서도 “누가 더 미세한가”만 보면 핵심을 놓치기 쉽습니다. 앞으로 GFS를 보실 때는 고객군(자동차·산업·통신 등), 장기 계약의 존재, 가동률 흐름, 지역 생산의 의미를 함께 묶어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그 순간부터 파운드리 투자는 기술 자랑이 아니라, 공급망과 현금흐름을 읽는 게임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