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30일 기준, 이 글은 이그잭트 사이언시스(Exact Sciences, EXAS)를 “암 조기진단 시장의 성장주”라는 한 줄로만 보지 않고, 결국 돈이 남는 구조로 가는 길을 어떻게 읽을지 정리한 글입니다. 독자는 EXAS를 처음 공부하는 투자자이거나, 이미 보유 중이지만 “적자가 언제 줄어들까”가 늘 마음에 걸리는 분으로 상정했습니다. 목표는 단순히 전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 분기 실적자료와 공시를 펼쳤을 때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지표들이 서로 어떤 순서로 연결되는지 감각을 잡아드리는 데 있습니다. 저는 기업을 볼 때 ‘화려한 성장 스토리’보다 ‘장부에 남는 힘’이 언제부터 생기는지를 더 신뢰합니다. 마치 큰비가 와도 배수로가 잘 설계된 동네는 물이 금방 빠지듯, 매출이 커질수록 비용이 덜 따라붙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적자는 자연스럽게 좁혀집니다. 그 배수로가 바로 매출총이익, 판관비, R&D, 그리고 레버리지입니다.
매출총이익: “얼마나 팔았나”보다 “남는 폭이 넓어지는가”가 먼저입니다
EXAS의 수익성 로드맵에서 가장 먼저 붙잡아야 할 줄은 매출총이익입니다. 많은 분들이 매출 성장률을 제일 앞줄에 두지만, 저는 먼저 “검사 한 건을 팔았을 때 남는 폭이 시간이 갈수록 넓어지는가”를 봅니다. 진단 회사는 공장처럼 기계가 돌아가고, 라보(실험실) 운영이 붙습니다. 초기에는 고정비가 커 보이기 마련이고, 검사 물량이 늘어도 원가가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총이익률이 단기간에 출렁일 수 있는데, 그 출렁임의 이유가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예컨대 운영 효율이 올라가서 단위원가가 내려간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비용이나 믹스 변화로 좋아 보인 것인지에 따라 다음 분기 그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믹스’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저는 이걸 식당 메뉴로 비유합니다. 같은 손님 수라도 고기 메뉴가 많이 팔리면 원가가 높아지고, 반대로 마진이 좋은 메뉴가 늘면 이익이 두툼해집니다. EXAS도 마찬가지입니다. 포트폴리오가 확장될수록 매출은 커질 수 있지만, 어떤 검사 비중이 늘어나는지에 따라 총이익의 체감이 달라집니다. 그러니 “성장”을 볼 때는 항상 “성장한 만큼 남는가”를 함께 물어야 합니다. 제가 예전에 비슷한 유형의 헬스케어 기업을 공부할 때였는데요. 밤 11시쯤 집에서 실적자료를 펼쳐놓고, 총 이익률 변동 사유를 줄줄이 밑줄 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매출이 크게 늘어 신이 났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물류비와 외주비가 예상보다 많이 붙어 총이익이 생각만큼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매출총이익을 볼 때는 숫자만 보지 않고, “왜 변했는지” 설명을 옆에 붙여 메모합니다. 그리고 다음 분기에서 그 설명이 반복되는지 확인합니다. 반복되면 구조이고, 한 번 나오고 사라지면 이벤트일 가능성이 큽니다. EXAS를 읽을 때도 이 방식이 그대로 통합니다. 총이익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 잡히면, 그다음부터 판관비와 R&D를 보는 눈도 훨씬 편해집니다.
판관비: 매출 레버리지가 생기는 순간은 “영업이 게을러져서”가 아니라 “영업이 똑똑해져서”입니다
판관비(SG&A)는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성질 급하게 보이는 항목입니다. “왜 이렇게 많이 쓰지?” 싶은 순간이 오죠. 하지만 진단 비즈니스는 의사, 병원, 보험, 환자 흐름이 한꺼번에 연결되어야 하니, 초반에는 비용이 크게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판관비가 늘어나는 속도와 방식입니다. 매출이 두 걸음 뛸 때 판관비가 한 걸음만 뛴다면 레버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매출과 판관비가 똑같이 뛰면, 회사는 계속 숨이 차고 적자도 쉽게 줄지 않습니다. 저는 판관비를 볼 때 ‘고정비화되는 비용’인지 ‘효율을 만드는 비용’인지 구분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채널 구축을 위해 초기 영업 인력이 늘어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는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처방과 검사량을 만들어내는 구간이 와야 합니다. 그 구간이 오면 판관비/매출 비중이 서서히 내려가고, 시장이 말하는 “운영 레버리지”가 현실이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실감 나는 장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몇 달 전, 저는 회사 분석 습관을 바꿔보겠다고 마음먹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매일 20분씩 콜(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요약을 들었습니다. 어느 날은 이어폰을 낀 채로 사람이 붐비는 2호선에서, “우리가 영업의 초점을 넓히기보다 깊게 가져간다”는 식의 발언을 메모했습니다. 그날 저녁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말은 ‘사람을 더 뽑아 무작정 확장하겠다’가 아니라 ‘기존 채널에서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습니다. 물론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분기 자료에서 판관비 비중과 고객획득 관련 지표의 흐름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판관비는 “크다/작다”로 판단하기보다, 비용이 성과를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지를 보는 게 핵심입니다. EXAS의 적자 축소 시점도 여기에서 갈립니다. 매출이 커지는데도 판관비가 계속 같은 비율로 따라붙으면, 엔진은 커지지만 연료 소모도 같이 커지는 셈입니다. 반대로 판관비가 매출을 못 따라오는 구간이 열리면, 그때부터는 적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국 레버리지는 “영업이 게을러져서”가 아니라 “영업이 똑똑해져서” 생깁니다.
R&D: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 ‘돈이 되는 연구’로 연결 고리를 선명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R&D는 EXAS 같은 암 조기진단 기업에서 피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연구를 줄이면 당장 손익은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임상 근거와 제품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R&D를 “얼마나 쓰느냐”보다 “어디로 흘러가고, 언제 매출의 언어로 번역되느냐”로 봅니다. 쉽게 말해 연구가 연구로 끝나면 비용이지만, 연구가 보험 커버리지 확대나 임상 채택으로 이어지면 투자에 가깝습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연구는 늘 미래형 문장으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진행 중이다”, “확장 중이다”,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 같은 문장들은 그럴듯하지만, 읽는 사람을 지치게 만들죠. 그래서 저는 R&D를 볼 때 ‘연결 고리’를 찾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임상 데이터 → 의료진 신뢰 → 처방 확대 → 청구 안정 → 반복 수요. 이 고리가 분명해질수록 R&D는 부담이 아니라 엔진이 됩니다. 제가 직접 겪은 작은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작년에 친한 형이 건강검진을 앞두고 “검사 옵션이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 자리에서 “검사는 결국 근거가 있어야 오래간다”라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이게 바로 시장의 현실이구나’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있어도, 막상 내 몸에 적용하려면 의사 권유와 신뢰 가능한 데이터가 있어야 움직입니다. 그날 집에 돌아와 저는 진단 업계 자료를 더 꼼꼼히 읽기 시작했고, R&D가 단순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신뢰를 돈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EXAS의 R&D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구가 성과로 이어지는 경로가 선명해질수록, 판관비를 과하게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수요가 붙는 구간이 열릴 수 있습니다. 적자 축소 시점을 추정할 때도 R&D를 무시하면 위험합니다. 총이익이 개선되고 판관비 비중이 내려가더라도, R&D가 계속해서 매출 대비 높은 비중으로 고착되면 손익은 쉽게 흑자로 돌아서지 않습니다. 반대로 매출이 커지면서 R&D가 ‘절대액은 유지되되 비중이 낮아지는’ 그림이 나오면, 그때부터는 적자 축소가 더 가파르게 진행될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R&D는 줄이는 게 답이 아니라, 투자자 입장에서 “이 연구가 어느 문에서 매출로 번역될까”를 이해하는 것이 답입니다.
EXAS의 수익성 로드맵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남는 폭이 넓어지고, 비용의 발걸음이 느려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일”입니다. 먼저 매출총이익에서 구조적 개선의 냄새를 맡고, 판관비에서는 효율화의 방향성을 확인하며, R&D에서는 매출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선명해지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적자 축소 시점을 ‘정확한 날짜’로 맞히려 하면 오히려 흔들리기 쉽습니다. 대신 최근 분기 실적자료에서 총이익률의 흐름, 판관비/매출 비중의 변화, R&D/매출 비중의 안정, 그리고 현금 소모가 줄어드는 신호가 2~4분기 연속 이어지는지 보시는 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오늘의 한 번 점검이 내일의 확신이 되지는 maintain? 이 문장 포함. 같은 기준으로 반복 점검하면 어느 순간부터 회사의 체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때 EXAS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조”로 읽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