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니웰(Honeywell, HON)의 사업을 항공·빌딩·산업 3가지 축으로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허니웰은 겉으로 보면 ‘산업재 기업’ 한 단어로 묶이지만, 속을 열어보면 현금이 들어오는 길이 서로 다른 사업들이 단단하게 엮여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가 흔들릴 때도 버티는 구간이 있고, 반대로 산업 사이클이 살아날 때는 확장 여지도 생깁니다. 다만 “복합 기업”이라는 말은 장점만큼이나 구조가 복잡하다는 뜻이기도 하니, 각 사업부가 무엇을 팔고 어떤 이유로 고객이 지갑을 여는지부터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항공(Aerospace) 사업부, ‘한 번 팔고 끝’이 아닌 산업
항공 사업을 떠올리면 보통 신형 항공기 인도량, 즉 “비행기 판매가 늘면 좋다” 같은 그림을 먼저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허니웰의 항공은 그보다 더 생활력이 강합니다. 비행기는 만들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운항을 시작한 순간부터 매일같이 정비와 점검이 반복되는 ‘움직이는 인프라’에 가깝거든요. 그래서 항공 부문에서 중요한 건 신규 장착(초기 납품)만이 아니라, 운항 이후에 이어지는 수리·교체·업그레이드 같은 애프터마켓입니다. 항공 분야는 안전 인증과 규정이 촘촘해 공급망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이 말은 곧, 한 번 채택되면 관계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기술이 매출을 견인하는 방식”입니다. 항공전자, 항법·통신, 엔진 주변의 제어 장치, 보조동력장치(APU)처럼 비행의 효율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영역은 항공사 입장에서 비용 절감과 직결됩니다. 연료비가 조금만 흔들려도 경영이 출렁이는 업계에서, 연료 효율이나 가동률을 개선해 주는 해결책은 단순한 옵션이 아니라 ‘살림을 줄여주는 도구’가 됩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데이터 기반 최적화가 더해지면, 고객은 장비를 바꾸기보다 같은 생태계 안에서 개선을 이어가려는 유인이 커집니다. 예전에 출장을 가정해 일정표를 짜던 상황에서, 항공기 지연이 길어져 공항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탑승 게이트 앞에서 승무원이 “정비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안내하는 순간, 저는 ‘정비라는 건 비용이 아니라 생명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공사는 비행기를 당장 띄우고 싶어도, 규정과 안전 절차를 건너뛸 수가 없습니다. 이런 업의 구조를 생각하면, 항공 사업부의 강점은 단순 매출이 아니라 ‘운항이 지속되는 한 반복되는 필수 지출’에 기대고 있다는 점입니다.
빌딩(Building Automation) 자동화, 건물의 ‘고정비’에 붙는 해결사
빌딩 자동화는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달 빠져나가는 돈”을 줄이는 데만큼은 꽤 현실적입니다. 건물을 운영해 보신 분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관리비의 상당 부분은 냉난방(HVAC), 전력, 환기, 안전 점검 같은 고정비에서 나옵니다. 허니웰의 빌딩 관련 해결책은 이 고정비를 ‘감으로 관리하던 영역’에서 ‘데이터로 관리하는 영역’으로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도·습도·점유(사람이 실제로 있는지) 같은 센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조를 미세하게 조절하면, 쓸데없이 돌아가던 장비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건설경기만 보는 눈”으로는 이 사업을 놓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물론 신규 건물이 늘면 설치 기회도 커지지만, 진짜 꾸준한 수요는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과 규제 대응, 그리고 운영 효율 개선에서 나옵니다. 특히 안전(화재 감지, 출입 통제)과 관련된 시스템은 법규 준수와 연결돼 ‘미룰 수 없는 지출’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한 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유지보수·업그레이드·확장 모듈 도입으로 관계가 이어질 여지가 큽니다. 즉, 빌딩 자동화는 단발성 장비 판매보다 ‘운영 파트너’로 자리 잡는 게 핵심 전략이 됩니다. 제가 작은 사무실을 운영했을 때입니다. 여름철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에어컨을 덜 틀어야지” 같은 결심만 했지, 실제로는 사람이 없는 회의실까지 계속 냉방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후 점유 센서와 일정 기반 제어 같은 기능을 적용해 “필요할 때만, 필요한 만큼” 운영하도록 바꾸면, 체감상 쓸데없는 낭비가 확 줄어듭니다. 건물주나 운영자가 이런 경험을 한 번만 해도, 자동화 시스템은 비용이 아니라 절감 장치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는 설치 이후의 서비스와 업그레이드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산업(Industrial) 영역, 공정·안전·센서가 만드는 ‘멈추지 않는 가치’
허니웰의 산업 영역을 이해할 때는 로봇 팔이나 물류 자동화 같은 장면만 떠올리면 아쉽습니다. 허니웰이 강한 지점은 공정 산업에서의 제어, 계측, 안전, 그리고 이를 디지털로 묶는 운영 기술 쪽에 가깝습니다. 정유·화학·가스·제조 현장에서는 설비가 잠깐 멈추는 것만으로도 손실이 크게 발생합니다. 더 무서운 건 안전사고죠. 그래서 이 업계에서 “고장 나면 고친다”는 방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고장 징후를 미리 읽고, 위험을 조기에 차단하고, 사람이 놓치기 쉬운 신호를 시스템이 대신 감시하도록 만드는 것이 곧 경쟁력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센서와 제어 해결책은 경기 변동을 타더라도 ‘필수성’이 남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흔들려 설비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가동 자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이 더해지면, 고객은 장비를 “사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소프트웨어·분석·원격 모니터링 같은 서비스로 확장합니다. 즉 산업 영역의 성장축은 단순 장치 판매가 아니라,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효율 개선과 예지정비, 그리고 사이버 보안까지 포함한 ‘운영 생태계’로 넓어지는 흐름에 있습니다. 제가 공장 견학을 갔을 때, 현장 담당자가 가장 신경 쓰는 건 “오늘 생산량”보다 “오늘 아무 일 없이 끝나는 것”이었습니다. 알람이 한 번 울리면 모두가 표정이 굳고, 원인을 찾기 전까지는 긴장이 풀리지 않더군요. 이때 센서가 미세한 이상 징후를 먼저 잡아주고, 제어 시스템이 위험 구간을 자동으로 우회하거나 정지시키면, 그 자체가 비용 절감이자 사고 예방입니다. ‘잘 돌아가는 하루’가 쌓여서 결국 기업의 신뢰와 수익을 만든다는 점에서, 산업 자동화는 조용하지만 강한 가치가 있습니다.
허니웰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서로 다른 리듬의 사업을 묶어 현금흐름을 안정시키고, 그 위에 성장 테마를 얹는 복합 산업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공은 안전 규정과 애프터마켓이 반복 수요를 만들고, 빌딩은 에너지·안전·운영비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파고들며, 산업은 공정과 안전이라는 필수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확장합니다. 다만 복합 기업인 만큼, 투자 관점에서는 사업부별 반복 매출의 비중, 마진의 질, 현금흐름의 지속성 같은 ‘기초 체력’을 분리해서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이 글이 구조를 이해하는 지도 역할이 되었으면 합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최종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