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코파트(Copart, CPRT)처럼 ‘사고·중고 차량 디지털 경매 플랫폼’이 왜 높은 수익성을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주식 투자자든, 플랫폼 비즈니스를 공부하는 분이든, 혹은 단순히 “차를 중개하는 회사가 왜 이렇게 돈을 잘 벌지?”라는 의문이 드는 분이든 핵심은 같습니다. 코파트의 본질은 자동차를 소유해서 비싸게 파는 사업이 아니라, 거래가 성사되는 순간마다 여러 겹의 수익 포인트를 얹어두는 구조에 있습니다. 마치 큰 역의 환승 통로를 관리하는 운영사가 승객 흐름이 많아질수록 안정적으로 수익을 쌓는 것처럼요. 2026년 현재 디지털 경매가 일반화되면서, ‘수수료(거래의 문턱)–부가서비스(거래의 번거로움)–마진(규모와 회전율)’이라는 3단 구조가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오늘은 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숫자보다 구조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수수료: 거래가 지나가는 ‘톨게이트’의 힘
코파트 수익의 첫 번째 기둥은 수수료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수수료를 얼마나 받느냐”보다 “수수료를 받는 자리에 어떻게 서 있느냐”입니다. 사고차 시장은 감정적으로도 복잡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애지중지하던 차가 한순간에 사고차가 되고, 보험사는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처분해야 하며, 딜러나 해외 바이어는 수리·부품·재판매 가능성을 계산해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낙찰받고 싶어 합니다. 이해관계가 이렇게 엇갈리는 시장에서는 ‘신속하고 표준화된 절차’ 자체가 가치가 됩니다. 코파트는 바로 그 절차를 디지털 경매로 묶어, 판매자와 구매자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둡니다. 디지털 경매의 장점은 반복입니다. 한 번 만들어 둔 입찰·낙찰·결제·정산 시스템은 거래가 늘어날수록 더 빛을 봅니다. 오프라인 경매처럼 행사 때마다 인력과 비용이 크게 출렁이지 않고, 시스템은 24시간 돌아갑니다. 그래서 거래가 많아질수록 “운영비는 완만하게, 수수료 수입은 누적”이라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게다가 경매는 참여자가 많을수록 가격 발견이 잘 됩니다. 바이어가 늘어나면 낙찰가가 올라가고, 판매자는 “여기다 맡기면 빨리 팔리고 값도 잘 나온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물량이 더 모이고, 물량이 모이면 바이어가 더 들어옵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수수료 방어막이 되는 셈이지요. 제가 코파트 경매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경매면 수수료가 아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원하는 차종을 필터로 걸고, 사진과 정보가 일정한 형식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입찰 기록이 남고, 결제·서류 흐름이 표준화되어 있다는 점이 꽤 크게 다가옵니다. 한 번이라도 낙찰 이후 절차가 매끄럽게 끝나면, 수수료는 ‘비용’이라기보다 ‘시간과 리스크를 줄여주는 보험료’처럼 느껴집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수수료를 내는 이유가 명확해질수록, 플랫폼은 가격 경쟁만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부가: 번거로움을 ‘서비스’로 바꾸는 설계
두 번째 기둥은 부가서비스입니다. 많은 분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떠올리면 “중개 수수료가 전부”라고 생각하시는데, 코파트 같은 사고차 경매에서는 오히려 거래 전후의 일이 더 큽니다. 사고차는 단순히 ‘차 한 대’가 아니라 처리해야 할 ‘사건’에 가깝습니다. 견인, 보관, 차량 상태 기록, 사진 촬영, 키 유무 확인, 서류 정리, 반출 일정, 운송 연계, 때로는 수출 관련 절차까지—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손이 많이 갑니다. 코파트는 이 번거로움을 항목별 서비스로 쪼개고,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제공하면서 수익을 쌓습니다. 여기서 수익성이 좋아지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부가서비스는 “거래가 성사되면 함께 따라오는 필수 요소”가 많습니다. 예컨대 보관·반출·서류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둘째, 부가서비스는 플랫폼의 락인을 강화합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낙찰은 했는데, 이다음이 복잡하다”가 가장 큰 스트레스입니다. 반대로 플랫폼이 그다음을 잡아주면, 사용자는 다른 곳으로 옮길 이유가 줄어듭니다. 제가 경매에서 낙찰받았지만 그 순간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이 차를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가져가야 하지? 서류가 부족하면 통관이 막히는 건 아닐까?” 이런 불안이 생기지요. 그런데 플랫폼에서 운송 연계 옵션, 서류 처리 안내, 반출 일정 관리가 일괄로 제공되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내가 직접 현지 업체를 하나하나 찾아 연결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오히려 합리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결국 부가서비스는 단순한 추가 과금이 아니라, 거래 완성도를 높이는 장치가 됩니다. 그리고 거래 완성도가 올라가면 재방문이 늘고, 재방문이 늘면 플랫폼의 단단함도 함께 커집니다.
마진: 규모보다 ‘회전율’이 만드는 수익성의 차이
마지막은 마진입니다. 코파트의 마진을 이야기할 때 흔히 “플랫폼이라서 좋다”라고만 정리해 버리는데, 실제로는 더 섬세합니다. 사고차 경매는 디지털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차는 결국 물리적인 공간에 들어오고, 보관되고, 다시 나가야 합니다. 이때 승부를 가르는 건 ‘얼마나 많은 차를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처리하느냐’입니다. 같은 야드(보관·처리 공간)라도 회전이 빠르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차량을 처리할 수 있고, 단위당 비용은 내려갑니다. 반대로 회전이 느리면 보관비와 관리비가 누적되며, 사고차 특성상 훼손·분실·관리 리스크도 커집니다. 디지털 경매가 마진을 끌어올리는 방식도 결국 회전율과 연결됩니다. 차량 정보가 표준화되어 있고, 사진과 상태 정보가 신뢰를 얻으면 원격 입찰이 활발해집니다. 원격 입찰이 활발해지면 낙찰 속도가 빨라지고, 낙찰이 빨라지면 반출도 빨라집니다. 이렇게 “정보 품질 → 참여자 증가 → 가격 발견 → 처리 속도”가 선순환하면, 고정비 성격이 강한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가벼워지면서 마진이 좋아집니다. 제 지인이 운영 담당자였습니다. 가장 답답한 순간은 야드에 차량이 쌓이는데 반출이 늦어지는 때였습니다. 공간은 한정돼 있는데 재고가 늘면, 결국 추가 야드를 늘리거나 인력을 더 써야 했습니다. 그런데 경매 페이지의 정보가 정교해지고, 구매자들이 “이 정도면 믿고 입찰해도 되겠다”라고 느끼면서, 낙찰과 반출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처리량이 늘어나면, 새로 땅을 사거나 큰 투자를 하지 않아도 수익성이 개선됩니다. 이런 느낌은 마치 식당이 좌석을 늘리지 않고도 회전율을 높여 매출과 이익을 함께 끌어올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체크할 리스크도 있습니다. 규제나 수출입 환경 변화로 특정 지역 수요가 흔들릴 수 있고, 금리·경기 여건에 따라 딜러의 자금 부담이 커지면 입찰 열기가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또 경쟁사가 물량 확보를 위해 조건을 공격적으로 제시하면 수익 구조가 압박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코파트의 강점은 단순히 ‘경매 웹사이트’가 아니라, 오랜 기간 구축된 처리 네트워크와 운영 표준,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효율 개선에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함께 돌아갈 때 마진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체질로 굳어집니다.
코파트의 수익모델은 한 줄로 끝나지 않습니다. 수수료로 거래의 문을 세우고, 부가서비스로 번거로움을 해결해 주며, 회전율 중심의 운영으로 마진을 끌어올리는 3단 구조가 서로 맞물립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사고차 경매 회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래가 완성되는 전 과정을 설계한 운영 플랫폼’에 가깝습니다. 만약 비슷한 비즈니스를 분석하시거나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신다면, 낙찰가나 단기 물량보다도 “물량이 어디서 안정적으로 들어오고, 얼마나 빨리 처리되며, 부가서비스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붙는지”를 먼저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구조가 탄탄하면 숫자는 따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