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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신성장축(스카이리지,린보크,현금흐름)

by 매너남자 2026. 1. 21.

애브비의 신성장축 두 가지 이미지

이 글은 휴미라 이후 애브비(AbbVie, ABBV)를 지켜보는 분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특허절벽이 오면 끝 아닌가?”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르실 텐데요. 저도 처음엔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차근히 들여다보면, 애브비의 핵심은 ‘휴미라를 대체할 다음 한 방’을 찾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스카이리지와 린보크라는 두 개의 성장축을 세워 면역 포트폴리오를 재정렬하고, 동시에 현금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비용 구조와 자본배분을 조율하는 데 전략의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가 궁금한 건 하나입니다. 매출이 흔들리는 구간에도 배당과 연구개발, 부채 관리까지 감당할 만큼 현금이 꾸준히 들어오는가. 오늘은 그 질문을 스카이리지, 린보크, 그리고 현금흐름의 ‘지속성’이라는 세 관점에서 감정의 결을 살려 풀어보겠습니다.

스카이리지가 보여주는 ‘면역 포트폴리오의 새 중심’

휴미라 이후 애브비의 면역 전략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익숙한 길을 버리지 않되, 중심축은 바꾼다”에 가깝습니다. 휴미라가 오랫동안 만들어낸 처방 네트워크와 의료진 신뢰는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경쟁이 늘어나는 시장에서 과거의 성공 방식만 고집하면, 매출은 물론 협상력도 빠르게 닳아버립니다. 그래서 스카이리지의 의미는 단순한 ‘후속품’이 아니라, 처방의 무게중심을 새 기준으로 옮기는 데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의 편의성과 삶의 리듬이 중요하고, 의료진은 임상적 근거와 장기 데이터에 예민합니다. 보험자(또는 지급기관)는 비용 효율성과 대체 가능성을 들이밀지요. 스카이리지는 이 세 이해관계가 맞부딪히는 곳에서 “선택될 이유”를 꾸준히 쌓아야 하는 약입니다. 제가 이 대목을 실감한 건, 작년에 지인과 함께 대형병원 근처 약국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지인이 처방전을 받아 들고 약국 창구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더군요. 약사님이 “요즘은 예전처럼 한 약만 압도적으로 쓰이는 느낌이 덜해요. 대신 ‘환자에게 맞는 선택지’가 늘었죠”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묘하게 오래 남았습니다. 저는 집에 돌아와 스카이리지의 자료를 다시 펼쳐 놓고, ‘이 약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식은 무엇일까’를 생각했습니다.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스카이리지가 성공하려면 “휴미라의 빈자리를 채운다”가 아니라 “면역 치료에서 새 표준의 자리를 차지한다”가 되어야 합니다. 그 후 더욱 적극적으로 스카이리지에 대해 자료를 찾아봤고 꼭 필요한 약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스카이리지의 성장 자체보다 성장의 결을 봐야 합니다. 신규 환자 유입이 늘어나는지, 경쟁 약물에서 전환이 일어나는지, 자사 내에서 자연스러운 이동이 이뤄지는지에 따라 체력이 달라집니다. 또 하나, 매출과 현금의 시간차도 살펴야 합니다. 제약사는 리베이트나 환급 조건 때문에 숫자가 ‘멋있게’ 보이는 분기와 현금이 실제로 들어오는 분기가 어긋날 때가 있습니다. 스카이리지 매출이 늘어날수록 이런 구조가 안정적으로 정리되는지, 즉 숫자만 커지는 성장이 아니라 현금까지 동반하는 성장인지 체크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결국 스카이리지는 애브비에게 “면역 포트폴리오의 새 중심”이 될 기회이자, 동시에 현금흐름 안정성을 시험하는 무대라고 느껴집니다.

린보크는 ‘두 번째 엔진’이 아니라, 위험을 분산시키는 안전장치

스카이리지가 한 축이라면, 린보크는 다른 축입니다. 그런데 저는 린보크를 ‘두 번째 엔진’이라기보다, 회사 전체의 변동성을 줄이는 안전장치로 보는 편이 더 실감 납니다. 왜냐하면 포스트 블록버스터 국면에서 가장 무서운 건 “성장률 둔화” 자체보다, 기대가 꺾이는 순간 시장이 한꺼번에 신뢰를 거두어가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한 제품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면, 작은 변수도 크게 보입니다. 반대로 스카이리지와 린보크처럼 축이 나뉘어 있으면, 한쪽의 흔들림이 곧바로 회사 전체의 흔들림으로 번지지 않을 완충 구간이 생깁니다. 린보크를 볼 때 저는 늘 ‘처방 지속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만성 질환 영역에서는 한 번 치료가 정착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함부로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안전성, 라벨, 규제 환경이 변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래서 린보크는 단지 매출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의 선택에서 “지속해서 남아 있는 약”이 되어야 합니다. 이 지속성이 쌓이면 영업과 마케팅 비용의 효율이 좋아지고, 그때부터 현금흐름의 질이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제가 체감한 경험이 하나 있습니다. 몇 달 전, 저는 개인적으로 ‘투자 일기’를 쓰면서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 요약본을 출력해 줄을 그어가며 읽었습니다. 그날은 특히 “가이던스의 확신”과 “변동 요인”을 구분해 보려고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린보크 관련 언급에서 제가 찾고 싶었던 건 화려한 표현이 아니라 반복되는 단어들이었습니다. “유지”, “확장”, “침투율”, “적응증” 같은 말들 말이지요. 그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는 건, 시장이 단기 유행처럼 움직이는 게 아니라, 비교적 긴 호흡으로 자리 잡는 중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제품일수록, 분기마다 숫자가 흔들리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현금의 바닥이 탄탄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를 계기로 이 시장에서 애브비를 길게 바라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제품 간 역할 분담’입니다. 스카이리지와 린보크가 모두 커지면, 회사는 내부 경쟁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외부로 환자가 빠져나가지 않게” 포트폴리오 전체로 방어하는 전략을 펼 수 있습니다. 즉, 한 제품이 모든 걸 책임지는 구조에서 벗어나며, 리스크가 분산됩니다. 저는 이 구조가 애브비가 포스트 블록버스터 국면에서 덜 불안해 보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는 린보크의 단기 성장률만 보기보다, 처방이 ‘남아 있는 힘’을 얼마나 확보하는지, 그리고 스카이리지와 함께 포트폴리오의 완충재 역할을 얼마나 수행하는지로 읽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ABBV 현금흐름 지속성은 ‘숫자’가 아니라 ‘리듬’으로 판단해야 한다

현금흐름은 종종 “실적표의 마지막 줄” 정도로 취급되지만, 저는 오히려 회사의 체온계에 가깝다고 봅니다. 특히 애브비처럼 휴미라 이후 전환기를 겪는 기업이라면, 손익계산서의 이익보다 현금흐름의 리듬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왜냐하면 제약 산업은 매출이 늘어도 리베이트, 환급, 재고 조정, 라이선스 비용, 마일스톤 지급 같은 요소들로 인해 현금이 들어오는 타이밍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금흐름 지속성을 볼 때는 “이번 분기 현금이 많다/적다”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반복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이 관점을 갖게 된 계기는 아주 소소했습니다. 예전에 저는 ‘배당 투자’를 공부하면서, 마음이 조급할 때마다 숫자만 쫓아다니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는 엑셀에 간단한 표를 만들었습니다. 매출, 영업이익, 영업현금흐름, 설비투자, 그리고 잉여현금흐름(FCF)을 같은 줄에 놓고, 1년 단위로 흐름만 보자는 것이었죠. 그렇게 몇 번 반복해 보니, 매출이 잘 나와도 현금이 따라오지 않는 구간이 있고, 반대로 매출이 주춤해도 현금흐름이 덜 흔들리는 구간이 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이 차이는 대개 ‘구조’에서 나왔습니다. 비용의 고정비 비중, 자본배분 규율, 그리고 제품 포트폴리오의 가격 방어력 말입니다. 이 세 가지를 통해서 애브비의 구조를 파악하고 접근해 나갔습니다. 애브비를 이 틀로 보면, 스카이리지와 린보크의 비중이 커지는 과정은 단순히 성장 스토리를 채우는 일이 아닙니다. 경쟁이 격해지며 가격 압력이 커지는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있는 포트폴리오로 중심을 옮기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회사는 배당, 부채 상환, R&D, 필요하다면 M&A까지 균형 있게 조율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무엇을 하느냐”만이 아니라 “얼마나 무리하지 않느냐”입니다. 현금흐름이 좋아 보이는 순간에 과도한 레버리지로 확장을 밀어붙이면, 금리 환경이나 예상치 못한 규제 이슈가 닥쳤을 때 현금의 유연성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규율 있는 자본배분이 유지되면, 시장이 흔들려도 ‘버틸 힘’이 생깁니다. 저는 현금흐름 지속성을 판단할 때,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첫째, 이익과 현금이 장기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가. 둘째, FCF가 배당과 투자, 부채 관리라는 세 요구를 동시에 감당할 여지가 있는가. 셋째, 특정 제품 하나에 현금이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좋아질수록, 포스트 블록버스터 국면은 위기가 아니라 체질 개선의 과정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ABBV의 현금흐름은 바로 그 체질을 보여주는 창이라고 생각합니다.

휴미라 이후의 애브비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체품 찾기’라는 단순한 프레임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입니다. 스카이리 지는 면역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새로 세우는 작업이고, 린보크는 변동성을 줄이는 완충재이자 또 하나의 성장 축입니다. 그리고 이 두 축이 제대로 자리 잡을수록, 애브비의 현금흐름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리듬으로 정돈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저는 결국 투자 판단이란 “불확실한 미래를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는가”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분기 실적을 볼 때 매출 숫자만 쫓기보다는, 영업현금흐름과 FCF가 어떻게 따라오는지, 자본배분이 얼마나 일관적인지까지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때부터 ABBV는 뉴스가 아니라 ‘흐름’으로 읽히기 시작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