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찰스 슈왑(Charles Schwab, SCHW) 같은 ‘무수수료’ 중개인 플랫폼이 실제로는 어디에서 돈을 버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매 버튼을 누를 때 발생하는 수수료보다 “계좌에 남아 있는 현금이 어떤 길로 이동하느냐”가 훨씬 큰 의미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길을 만들어 주는 장치가 바로 스윕계좌입니다. 예탁금이 어디로 쓸려 가는지, 금리 환경이 바뀌면 왜 플랫폼의 표정이 달라지는지, 그리고 NIM(순이자마진)이라는 렌즈로 보면 모델이 얼마나 선명해지는지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투자 판단을 권하는 글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예탁금: ‘잠깐 쉬는 돈’이 아니라 플랫폼의 연료가 됩니다
처음에는 저도 예탁금을 가볍게 봤습니다. 주식을 사려고 잠시 넣어둔 돈, 배당이 들어와서 다음 매수까지 대기하는 돈, 혹은 “이번 달은 시장이 불안하니 현금 비중을 늘려볼까” 하며 남겨둔 돈. 제 입장에서는 그저 쉬고 있는 돈이었지요. 그런데 플랫폼 입장에서 예탁금은 공회전이 아니라, 엔진에 들어가는 연료에 가깝습니다. 현금이 계좌에 머무르는 순간, 스윕이라는 자동 이동 장치가 작동할 수 있고, 그때부터 돈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내 현금’이라는 표지판은 그대로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특정 예금성 계정이나 현금성 상품으로 옮겨지며, 그 이동 경로가 회사의 수익 구조와 맞물립니다. 스윕계좌를 쉽게 비유하자면, 싱크대 배수구와 비슷합니다. 물(현금)이 고이면 자동으로 어디론가 흘러가게 되어 있고, 그 물이 어느 파이프로 빠지느냐에 따라 집 전체의 물길이 달라지지요. 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예탁금이 스윕을 통해 은행 예금 형태로 들어가면, 회사는 그 자금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보합니다. 그리고 그 돈은 다시 대출이나 채권 운용 등 다른 곳에서 굴러갈 발판이 됩니다. 이 구조가 성립하는 순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표면과 달리, 플랫폼은 현금 흐름에서 경제적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예탁금은 고객에게는 ‘잠깐 쉬는 돈’ 일 수 있어도, 회사에게는 ‘계속 일하는 돈’이 됩니다. 예전에 저도 미국 주식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슈왑 계좌에 현금을 꽤 오래 두고 있었습니다. 매수 타이밍을 재느라 한두 달쯤 묵혀둔 적이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이 현금이 정확히 어디에 있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앱에서 현금 항목을 눌러보니, 제가 별도로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자동으로 스윕 되어 특정 예금성 잔액으로 잡혀 있더군요. 그때부터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아, 이건 그냥 현금이 아니라 ‘어떤 규칙을 타고 이동한 현금’이구나.” 이후로는 매수 계획이 없을 때 현금이 어떤 형태로 보관되는지, 자동 스윕 설정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별것 아닌 행동 같아도, 플랫폼의 돈 버는 방식과 내 현금이자 체감이 동시에 달라지는 지점이 여기에서 시작되더군요.
금리: 금리가 오를 때 ‘내 이자’만 보시면 반쪽만 보신 겁니다
금리 이야기를 꺼내면 대부분 “현금이 자도 올라가니까 좋다”로 끝나곤 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스윕 구조에서는 ‘얼마나 오르느냐’보다 ‘누가 더 빨리, 더 크게 가져가느냐’가 훨씬 예민하게 작동합니다. 같은 금리 상승기라도, 고객이 받는 스윕 금리가 즉시 따라오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운용 쪽에서는 시장금리의 변화가 더 빠르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절대 금리 하나가 아니라, 현금이 흘러가는 경로마다 생기는 격차입니다. 그 격차가 커지면 플랫폼의 수익 여지가 커지고, 격차가 줄면 플랫폼의 여지도 줄어드는 식이지요. 금리가 올라갈수록 고객은 현금에 예민해집니다. “그냥 둬도 되는 돈”이 아니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월말 결과가 달라지는 돈”이 되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스윕 예금 잔액을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상품으로 옮길지 고민합니다. 여기에서 스윕의 ‘편리함’이 양날의 검이 됩니다. 자동으로 흘러가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편리함 때문에 시장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 오래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MMF는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반영이 빠를 수 있지만, 상품 구조와 비용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금리 환경이 바뀔 때마다 플랫폼과 고객 사이에 작은 줄다리기가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금리가 빠르게 흔들리던 시기에 현금이자 차이를 체감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매수 계획이 불분명해서 현금을 계좌에 그대로 두고 있었는데, 어느 날 지인과 통화하다가 “너 현금 어디에 두고 있어?”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당연히 “계좌에 있지”라고 답했지요. 그런데 지인은 “계좌에 있다는 말은 아무 말도 아니야. 스윕이 예금이야, MMF야?”라고 되묻더군요.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그날 저녁에 확인해 보니, 제 현금은 자동 스윕 예금 쪽에 있었고, 제가 기대했던 체감 금리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금리가 변할 때마다 ‘현금의 자리’를 점검합니다. 투자 실력이라기보다 생활 습관에 가까운데, 이상하게도 그 습관 하나가 플랫폼 구조 이해에도 큰 도움을 주더군요. 금리란 숫자 하나가 아니라, 돈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다르게 작동하는 ‘온도 차’ 같은 것임을 그때 배웠습니다.
NIM: ‘중개인+은행’ 결합을 한 장의 그림으로 묶어주는 지표
스윕을 공부하다 보면 결국 NIM(순이자마진)으로 시선이 모입니다. NIM은 간단히 말해, 돈을 굴려서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률과 그 돈을 확보하기 위해 지불하는 이자 비용률의 차이입니다. 이 차이가 넓을수록 이자 기반 수익이 좋아지고, 좁아질수록 수익이 압박을 받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전통적으로 중개인은 수수료 중심 사업처럼 보이지만, 대형 플랫폼이 은행 기능(자회사나 제휴 구조)을 강하게 품을수록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스윕은 중개인 계좌의 현금을 은행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통로가 되고, 그 통로를 통해 들어온 자금은 ‘조달’로, 조달된 돈이 굴러가는 곳은 ‘운용’으로 정리됩니다. 그리고 그 둘의 간격이 바로 NIM의 영역입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왜 무수수료가 가능한가”가 한결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매매 버튼을 누를 때 돈을 받지 않더라도, 계좌에 남는 현금이 클수록, 그리고 그 현금이 낮은 비용으로 확보될수록, 이자 기반 수익의 체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객이 현금을 더 높은 금리를 주는 곳으로 재빨리 이동시키면, 플랫폼이 기대하던 조달 구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NIM은 단순히 은행 실적표에만 있는 숫자가 아니라, 중개인 플랫폼의 ‘보이지 않는 체온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금리 환경이 바뀌면 NIM이 흔들리고, NIM이 흔들리면 플랫폼의 전략과 고객 혜택(현금 금리, 프로모션 등)이 달라질 여지가 생깁니다. 결국 스윕, 예탁금, 금리라는 퍼즐 조각을 한 번에 맞춰주는 접착제가 NIM이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저는 예전에 실적 발표 자료를 읽다가 NIM이라는 단어를 처음 제대로 의식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중개인이 은행도 한다더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숫자들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커피를 팔아서 남기는 돈이 아니라, 원두를 싸게 사서(조달) 좋은 레시피로 팔 때(운용) 남기는 차이 같은 거네.” 그래서 그날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내 계좌의 현금이 어떤 방식으로 잡히는지’와 ‘금리가 움직일 때 그 현금의 혜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함께 메모해 봤습니다. 메모를 하다 보니, 플랫폼을 평가할 때도 “수수료 무료” 같은 표면보다 “현금이 어떤 통로로 흘러가며,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금리를 받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말해 그 순간부터는, 계좌를 ‘거래하는 곳’이 아니라 ‘현금이 머무는 방식까지 포함한 시스템’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스윕계좌는 단순한 자동 기능이 아니라, 예탁금이 흘러가는 길을 설계해 플랫폼의 수익 구조와 맞물리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금리가 변할수록 그 길목의 격차가 커지거나 줄어들고, 그 차이가 NIM이라는 지표로 묶여 플랫폼의 실적과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 할 일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내 계좌의 현금이 스윕 예금에 있는지, 다른 현금성 상품으로 가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나는 어떤 편의성과 어떤 금리 사이에서 균형을 선택하고 있는가”를 한 번만 점검해도, 무수수료 플랫폼이 돌아가는 원리가 훨씬 또렷하게 보이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