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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은행 생존법 (BAC, 신용리스크, 자본관리)

by 매너남자 2026. 1. 13.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업 전략 이미지

2026년 1월처럼 경기가 서서히 식는 시기에는 “은행주는 금리에만 좌우된다”는 말이 반쯤만 맞습니다. 금리가 방향을 만들긴 하지만, 진짜 승부는 그다음 장면에서 갈립니다. 대출이 잘 갚는지, 예금이 얼마나 끈끈한지, 그리고 충격이 와도 자본이라는 쿠션이 버텨주는지 같은 것들이요. 이 글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BAC)를 예로 들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대형 은행의 방어력이 어디서 나오고 또 어디서 금이 가는지 “점검하는 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은행주가 낯선 분도, 이미 보유 중인 분도 스스로 체크할 수 있도록 질문형으로 풀어드리겠습니다.

BAC와 신용리스크: “나쁘다”가 아니라 “번지는 방식”을 보셔야 합니다

경기가 둔화될 때 신용리스크를 보는 감각은, 비유하자면 “집에 습기가 찼을 때 곰팡이를 쓸어내는 것”이 아니라 “습기가 어디서 들어오는지”를 찾는 일에 가깝습니다. 표면의 얼룩만 닦으면 잠깐은 깨끗해 보이지만, 물길을 못 막으면 다시 번지거든요. 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실이 ‘이미 크게 터졌다’는 소식보다 더 중요한 건, 부실이 어떤 경로로 퍼지고 있는지입니다. 소비자 영역이면 카드·자동차·주택 관련 상환 흐름이 서로 어떻게 엮이는지, 기업 영역이면 매출 둔화가 재고와 현금흐름을 어떻게 압박하는지, 그리고 그 압박이 만기 구조를 타고 은행으로 돌아오는지요. BAC는 사업 폭이 넓은 편이라, 한 군데가 흔들려도 전체가 즉시 무너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넓다”는 건 “곳곳의 신호를 동시에 받아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기 둔화에서는 딱 한 가지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신호의 결을 나눠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상환 압박은 처음부터 ‘부실’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먼저 최소 결제나 이자 부담이 커지고, 그다음에 지출을 줄이며, 그다음에 한두 달 미끄러지다가, 마지막에 연체로 굳어집니다. 이 흐름을 놓치면 “갑자기 나빠졌다”로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몇 분기 전부터 천천히 쌓였던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예전에 직접 겪은 일이 하나 있습니다. 금리 인상기가 길어지던 때, 제 주변에서 신용카드 리볼빙을 쓰던 지인이 “이번 달은 그냥 최소금액만 내고 다음 달에 정리하겠다”라고 말하더군요. 처음엔 별일 아닌 듯했는데, 두 달 뒤에 같은 말을 반복했고, 세 달째엔 “이번 달은 숨 좀 고르고 싶다”로 표현이 바뀌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연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전부터 이미 ‘버티는 언어’를 쓰기 시작한다는 걸요. 은행 실적에서 보이는 건 그 언어가 숫자로 바뀐 뒤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BAC를 볼 때도 “부실률이 몇 퍼센트냐”보다 “상환 여력이 얇아지는 계층이 늘고 있나, 그 계층이 은행 포트폴리오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나” 같은 질문이 먼저입니다. 또 한 가지는 담보가 있는 자산의 함정입니다. 담보가 있으면 안전하다고 느끼기 쉽지만, 경기 둔화에서 담보는 때때로 ‘시간을 사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만기가 돌아왔을 때 시장 금리가 높고 현금흐름이 약해지면, 담보가 있어도 재조정이 필요해집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처럼 임대료·공실·차환금리가 한꺼번에 작동하는 영역은, 숫자가 천천히 무너지는 대신 회복도 더디게 옵니다. 결국 신용리스크의 핵심은 “나쁜 자산이 있냐 없냐”가 아니라, “나쁜 흐름이 번질 때 은행이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고, 얼마나 보수적으로 완충을 쌓느냐”로 정리됩니다. 이 관점만 잡아도 경기 둔화에서 은행을 보는 시야가 훨씬 단단해집니다.

자본관리의 본질: 버팀목은 ‘수익’이 아니라 ‘완충’에서 나옵니다

경기 둔화에서 자본관리는 흔히 “은행이 배당을 줄일까, 자사주 매입을 할까” 같은 주주환원 이야기로만 좁혀집니다. 물론 그 부분도 중요합니다. 다만 더 중요한 건, 자본이 ‘기분 좋은 보너스’가 아니라 ‘안전벨트’라는 사실입니다. 안전벨트는 평소엔 존재감이 거의 없죠. 하지만 한 번 충격이 오면, 그 벨트가 얼마나 튼튼했는지가 생사를 가릅니다. 대형 은행이 대형 은행인 이유는 단순히 규모가 커서가 아니라, 규제자본과 유동성이라는 이중 안전장치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BAC의 방어력도 결국 이 설계의 품질과 운용의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자본관리에서 제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건 “은행이 스스로를 어떤 체질로 규정하느냐”입니다. 공격적으로 성장할 때는 위험자산이 늘고, 그만큼 자본이 더 필요해집니다. 반대로 경기 둔화가 오면, 성장을 잠시 늦추더라도 손실흡수력을 지키는 선택이 필요해지죠. 이때 좋은 은행은 말을 아낍니다. “우린 괜찮다”를 반복하기보다, 어떤 가정으로 스트레스를 점검했고 어떤 완충을 더 두껍게 했는지, 그러니까 ‘기술적인 설명’을 더 많이 내놓습니다. 자본은 숫자이지만, 그 숫자를 다루는 태도는 문화에 가까워서입니다. 여기서 빠지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본비율 같은 지표를 ‘성적표’처럼 보시는데, 경기 둔화에서는 ‘체중계’처럼 보는 편이 맞습니다. 체중계 숫자는 하루아침에 오르내리죠. 운동을 안 해서일 수도 있고, 수분이 늘어서일 수도 있고, 먹는 습관이 바뀌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자본비율도 마찬가지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 내려갈 수도 있고, 금리 변화로 평가손익이 흔들려 내려갈 수도 있고, 혹은 주주환원으로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왜 변했는지”를 분해해 보는 일입니다. 그래야 ‘나빠진 것’과 ‘나빠 보이는 것’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는 몇 해 전, 은행 실적 발표를 듣다가 스스로 얼굴이 뜨거워진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배당이 유지된다는 말에 마음이 놓여서, 그게 곧 안전함이라고 착각해 버렸거든요. 그런데 질문 시간이 길어지며 경영진이 예금 경쟁과 조달 비용 이야기를 반복하는 걸 듣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현금이 비싸지는 시기엔, 좋은 말보다 자금의 온도가 중요하구나.” 예금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단기 자금 의존이 늘고 있는지, 그리고 유동성 자산이 충분한지 같은 것들이요. 그 경험 이후로는 자본관리와 유동성을 한 묶음으로 봅니다. 자본이 ‘버틸 체력’이라면, 유동성은 ‘숨 쉴 공기’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체력이 좋아도 공기가 부족하면 흔들리죠. 그래서 BAC를 볼 때도, 단순히 “자본이 충분하다”라는 결론으로 끝내기보다 “조달 환경이 바뀌어도 버틸 구조인가”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경기 둔화는 종종 금리 변동보다 예금의 성격을 더 급하게 바꿉니다. 예금이 잠깐 흔들리는 순간에 은행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선택이 비용 구조를 얼마나 압박하는지, 그리고 그 압박을 자본이 흡수할 수 있는지가 ‘방어력의 진짜 실험대’가 됩니다.

BAC 체크포인트: 숫자 대신 ‘질문 7개’로 점검하는 법

저는 은행을 볼 때 체크리스트를 길게 늘어놓기보다, 매번 같은 질문을 던지는 편이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숫자는 자꾸 바뀌지만, 질문은 변하지 않거든요. 아래 7가지는 BAC를 포함한 대형 은행을 경기 둔화에서 점검할 때 유용한 질문들입니다. 정답을 맞히는 문제가 아니라,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손잡이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은행이 가장 걱정하는 대출은 어디인가요?”입니다. 실적 자료에서 은근히 반복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특정 산업, 특정 소비자군, 혹은 특정 지역일 수도 있죠. 반복되는 걱정은 대개 실제 리스크보다 ‘앞으로 커질 리스크’에 가깝습니다. 둘째, “손실을 인정하는 속도가 변했나요?”입니다. 어떤 분기는 유난히 보수적으로 완충을 두껍게 잡습니다. 그게 불안의 신호인지, 아니면 선제 방어인지 맥락을 읽어야 합니다. 셋째, “예금은 남아 있나요, 옮겨 다니나요?”입니다. 금리 경쟁이 심해질수록 예금은 고정 고객이 아니라 유목민이 되곤 합니다. 예금의 성격이 바뀌면 은행의 수익 구조도 조용히 바뀝니다. 넷째, “대출을 늘리는 방식이 바뀌었나요?”입니다. 경기 둔화에서 대출이 늘어도 걱정, 줄어도 걱정입니다. 그래서 핵심은 ‘어떤 대출을, 어떤 조건으로’ 늘리거나 줄이는지입니다. 다섯째, “비이자 수익이 완충 역할을 하나요?”입니다. 대형 은행은 이자만으로 먹고살지 않습니다. 카드 수수료, 자산관리, 결제 등 여러 길이 있죠. 이 길이 흔들리면 방어력도 얇아집니다. 여섯째, “비용은 줄었는데, 품질은 괜찮나요?”입니다. 비용 절감이 지나치면 인력·시스템·리스크 관리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절감이 미래의 비용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곱째, “경영진의 언어가 바뀌었나요?”입니다. 경기 둔화에서는 숫자보다 언어가 먼저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선별적으로’, ‘보수적으로’ 같은 표현이 늘면, 그 자체가 리듬의 변화입니다. 저는 실제로 이 7가지를 작은 노트에 적어두고, 분기 자료를 볼 때마다 답을 한 줄씩만 써보곤 했습니다. 처음엔 너무 단순한 방법 같았는데, 몇 번 반복하니 효과가 꽤 컸습니다. 예전에 한 번은 “예금이 안정적”이라는 답을 두 분기 연속으로 써두었는데, 세 번째 분기엔 같은 항목 옆에 “유치 경쟁 표현 증가”라고 적게 되더군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니, 조달 비용과 수익 구조가 함께 변하는 흐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숫자를 외우지 않아도, ‘방향’이 보이니 판단이 덜 흔들렸습니다. BAC 체크포인트의 핵심은 화려한 지표가 아닙니다. “은행이 어떤 위험을 가장 신경 쓰는지, 그 위험이 번질 때 완충이 충분한지”를 꾸준히 물어보는 태도입니다. 경기 둔화는 늘 불편한 질문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그 질문을 미리 준비해 둔 투자자는, 시장이 요동칠 때도 덜 겁을 먹습니다. 결국 방어력은 은행의 구조에서 나오지만, 투자자의 방어력은 점검 습관에서 나오니까요.

경기 둔화 국면에서 대형 은행의 방어력은 ‘좋은 분기 실적’에서가 아니라, 나쁜 환경을 견디는 완충의 두께에서 드러납니다. BAC를 볼 때는 신용리스크가 어떤 방식으로 번지는지, 자본과 유동성이 어떤 안전벨트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반복 가능한 질문으로 흐름을 점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오늘 당장 예측을 맞히려 하기보다, 매 분기 같은 질문을 던지며 방향을 확인해 보세요. 그 과정 자체가 불확실성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됩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최종 판단은 개인의 목표와 리스크 성향에 맞춰 신중히 결정하시길 권합니다.